결혼 후 첫 직장 첫 달 월급 50만 원 회사를 선택하는 방법
본문 바로가기
일상 소식

결혼 후 첫 직장 첫 달 월급 50만 원 회사를 선택하는 방법

by 스토리초록별 2023. 6. 2.

누구나 처음 하는 것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서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 엄마가 처음이라 서툴 던 때가 있었듯이 결혼 후 첫 직장생활도 낯설고 서툴었다. 그렇게 나는 이십 대 신입사원 같은 마음으로 선택한 그 직장에서 첫 달 월급 50만원을 받고 회사를 선택하는 방법이 잘 못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혼후첫직장
결혼후첫직장

결혼 후 첫 직장

주부로 살면서 나도 내 힘으로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다. 직장생활 3년을 마치고 나는 남들보다 조금 일찍 결혼을 했다. 지금은 어디서든 경력단절이라는 말이 흔하지만 2000년대에는 결혼하면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너무도 흔한 일이었다. 결혼이 빠르다 보니 남들보다 아이들도 빨리 키울 수 있었다. 육아로 정신 없던 시간들이 조금씩 여유있는 시간들로 채워졌다. 그러자 이제는 나 스스로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3년 넘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직장 다닐 습관이 만들어졌는지 왠지 직장이란 소속감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이제와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 왠지 복잡한 일보다는 단순한 일을 하면 아이들을 챙기는 일 과 병행하며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나 자신에게 나름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렇게 선택한 결혼 후 첫 직장을 면접 본 후 바로 출근을 하게 되었다. 이 회사는 중국에서 들어온 자재들을 조립하고 도금하고 포장하는 일로 정말로 여자들이 일하기에는 딱 좋은 직장이었다.

첫달 월급 50만 원

집에만 있던 나에게 출근할 수 있는 직장이 생겨 나도 모르게 자신감이 생겼다. 새 직장은 일의 특성상 여직원이 많은 곳이라 일하는 동안 마음도 편안하고 좋았다. 함께 웃으며 일할 수 있어서 왠지 직장은 이런 곳이구나 생각했다. 같은 공감대를 가진 언니들과 일하는 게 집에만 있던 나에겐 즐거운 놀이터 같았다. 그런데 이런 즐거움도 잠시, 알고 보니 월급이 제때 나오지 않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나보다 일찍 입사한 분들도 계속 월급이 한 달씩은 밀려있었던 것이다. 그때까지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잘 알지 못했다. 일은 하고 있으니 언젠가는 월급을 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일을 했다. 그렇게 첫 달 월급 50만 원을 받았다. 이 사람들도 기다리는데 나도 기다리면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계속 일을 그만두지 못하고 출근을 했다. 그래도 나름 첫 직장인데 계속 다니고 싶었다. 그 해 겨울은 눈도 어찌나 많이 왔는지 모른다 그런데 그 눈 속을 해치며 정말 열심히 출근을 했다. 아마 이때 나는 베스트 드라이버가 된 것 같다. 남편은 이제 그만두는 게 좋겠다고 말했지만 회사에 남아있던 직원만 해도 20명이 넘다 보니 나는 크게 걱정할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 뒤로 3개월을 더 다녔다. 그때까지 월급이라는 것은 처음 받은 50만 원이 전부였다. 언니들도 하나둘씩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사장님께 월급에 대해 물어보면 자꾸 핑계만 되면서 시간을 차일피일 미루었다. 그러면서 챙겨야 할 명절은 또 선물을 준비해서 우리를 혼란스럽게 했다. 그 선물을 받으면 또 그 말을 믿고 열심히 출근을 했던 것이다. 그렇게 밀린 월급이 액수가 너무 커지는 걸 느꼈다.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첫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다.

회사를 선택하는 방법

회사를 그만 두면 끝나는 문제가 아니었다. 밀린 월급을 받기 위해 노동청을 찾아가 신고해야 했다. 노동청 직원은 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첫마디로 월급이 이렇게 많이 밀릴 때까지 다니면 안 된다고 말해 주었다. 그때 알았다 내가 얼마나 미련한 생각으로 눈과 귀를 닫고 살았는지 그 회사를 그만두니 사장이 했던 모든 말은 거짓이었고 내가 속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게 다시 월급을 조금이라도 받아내기 위해 몇 번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참 돈 벌기 어렵다는 걸 몸소 체험한 것 같았다. 직장을 다닌다는 건 좋은 사람들과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첫째로 일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도 좋은 사람들로 가려져 진정 중요한 것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다 같이 일한 사람이 편안해서 일이 쉬워서 다니는 직장이 아니라 월급이 꼬박꼬박 들어와야 하는 직장에 다녀야 한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던 것이다. 직장을 다니고 싶었던 목표가 무엇인지를 깨닫지 못하고 그 목표가 다른 곳으로 치우쳐 버린 것이다. 그렇게 그 회사를 그만두고 남편의 고마움을 새삼 깨달았다.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이 적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지만 나 스스로 직장에 다니며 돈 번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더 고마운 건 남편은 네가 사회경험이 부족해서 그런 거니 다음 엔 잘 선택해서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위로해 주었다. 나는 엄마로서 아이들 캐어하는 일은 자신 있었지만 직장 경험은 초등학교 수준이라는 것을 앞으로 배우고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된 사건이었다. 하여 회사를 선택하는 방법에는 월급이 밀리지 않는 회사가 최고라는 것을 깨달았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