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온전히 느껴 본 적이 있는요. 우리가 바쁘게 살아가는 동안 다양한 계절은 눈 깜짝할 사이에 왔다 간다. 한번 지나간 계절은 작년과 같다고 느낄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봄, 지금의 여름, 지금의 가을, 지금의 겨울은 분명히 다르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원하는 것은?
지금 이순간에 나는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내가 진짜 원하는 건 무엇일까? 바로 꿀맛같은 잠과 아무 생각 없이 TV를 보며 푹 쉬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 아무것도 안 하고 쉴 땐 무언가를 하고 싶어 안달이 난다. 집에 있으면 직장을 잡아 일을 하고 싶고 직장에 다니면 아무것도 신경 안 쓰고 집이나 여행을 가고 싶은 게 내 솔직한 마음이다. 내 별명은 이랬다 저랬다 변덕스럽스러운 칠면조다. 내가 결정을 빨리 하지 못하고 이것 저것 기웃거리고 있을 때 남편이 나를 저 칠면조 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작년 등산을 시작하면서 많이 힘들었다. 산을 오르는데 숨이 차면 어지럽고 가슴이 답답했다. 그런 몸이 꾸준한 등산으로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며 산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래서 올 봄에는 등산을 많이 하고 싶었다. 힘들게 하는 등산이지만 봄, 여름, 가을을 느끼며 등산을 하다 보면 근심걱정이 모두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산이 옷을 갈아입는 모습을 직접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생각만해도 맑은 공기를 마시며 숲을 걷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내 온몸에 맑은 숲 공기를 채워주고 싶다. 오랜만에 등산을 계획해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고 싶은 곳은?
답답하거나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그곳에 가면 아무 걱정 없이 먹고 싶은 것 마음껏 먹고 걷고 싶으면 계곡 따라 물소리 들으며 걸을 수 있는 곳이 생각난다. 바로 무주에 위치한 덕유대 캠핑이다. 짐 싸는게 힘들어서, 화장실도 멀고 잠자리도 불편해서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가 캠핑을 알게 된 건 큰언니가 결혼하고 조카가 생기면서 캠핑을 다니기 시작했다. 육아로 지친 나는 짐싸고 바닦이 딱딱해도 악착같이 아이들을 데리고 언니 부부를 따라다녔다. 아마도 내가 육아 스트레스를 날리는 방법이었던 것 같다. 우리가 캠핑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지금처럼 캠핑 장비가 좋지 않았다. 비가 오면 시골에서 쓰는 비닐하우스 비닐을 구해 끈을 걸어 나무에 묶어 타프처럼 사용했다. 화로도 없어 바닥에 나무를 쌓아놓고 불멍을 했었다. 그래도 마냥 행복했다. 아이들이 숲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고 캠핑장을 누비며 깔깔거리던 그때가 생각난다. 여름 엔 시원한 계곡이 있어 좋고 8월 첫 쨋주 가장 더운 밤에도 모닥불을 피워야 할 정도로 선선한 가을 날씨를 누릴 수 있는 곳이 바로 무주 덕유대 캠핑장이다. 그런 추억이 있던 캠핑장을 지금은 남편과 단 둘이 다닌다. 시끌벅적했던 그때와 다르게 지금은 조용하면서 여유 있는 시간을 허락해 주는 이곳을 나는 너무 좋아한다. 오늘도 정말로 캠핑장으로 달려가고 싶었다. 힘들고 지칠 때면 나는 무주가 생각난다. 불멍도 좋고 배만 부르면 아무런 근심걱정이 없는 캠핑의 매력에 나는 푹 빠져 있다. 여행도 좋지만 나에게 힘을 주고 쉼을 주는 것은 캠핑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호화스러운 캠핑이 아닌 꼭 필요한 것만 간단히 챙겨 남편과 떠나는 캠핑은 나에게 가고 싶은 곳 1순위다.
읽고 싶은 책은?
독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잠이 오지 않으면 책을 보면 졸음이 온다는 말을 웃으며 농담처럼 할 때가 있었다. 참 신기하다 어렸을 땐 책은 나와 맡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어느 날 배우고 성장하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성공한 사람들은 책을 읽는다는 것이다. 나도 이젠 성공도 하고 싶고 가벼워 보이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목소리나 말에서 먼가 연륜이 느껴질 수 있는 내가 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독서가 답이라는 것을 이렇게 늦은 나이에 알게 된 것이다. 그래도 참 다행이다. 더 늦지 않고 지금이라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조금 아쉬운 건 아이들 키울 때 내가 독서하는 엄마였다면 아이들 성장기에 필요한 것들을 채워 주는 지혜로운 엄마가 되었을 터인데 그것을 해주지 못한 것이 가장 후회스럽다. 나는 독서로 변화하고 있다. 학교 공부하듯이 읽는 책마다 즐겁고 재미있다. 주로 자기 계발서를 읽는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긍정적인 사람이 되고 있다. 과거에 머물러 있지도 않고 미래를 위해 계획을 새우며 현재를 가장 열심히 살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나 스스로 느낀다. 지금 읽고 있는 책도 자기 계발서 롭무어의 레버리지 책이다. 책을 읽지 않았던 나는 생각이 갇혀 있었다. 지금은 아주 멀리 날아가는 새처럼 지혜로운 생각으로 힘들고 어려울 때든 행복할 때든 긍정적인 생각으로 나를 채우러고 노력한다.
만나고 싶은 사람은?
특별히 만나고 싶은 사람은 없지만 꼭 골라야 한다면 한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한 15년 전에 직업학교에서 만났던 은숙언니다. 친구와 반찬 만드는 것 배우면 좋겠다는 생각에 직업학교 한식조리사 과정을 신청해 다니게 되었다. 그곳에서 그 언니를 만났다. 그렇게 3개월 정도 되는 한식조리사 과정을 마치고 그 언니와는 그렇게 헤어졌다. 그러다 요가를 배우기 위해 간 한원에서 그 언니를 또 만나 것이다. 요가를 하면서 함께 어울렸던 한 언니와 우리 셋은 가끔 만나 밥을 먹었다. 은숙언니는 참 말을 재미있게 했다. 차분한 목소리로 명쾌한 답을 내 놓을 때 우리는 서로를 보며 깔깔거리고 식사하는 동안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 언니가 건강검진에서 위에 암이 발견되었다. 나는 한동안 언니를 만나지 않아 언니가 아픈지 몰랐다. 은숙언니는 그래도 다행인 게 암 초기라 항암도 없이 잘 치료받았다고 말했다. 그렇게 우리는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은숙언니는 암이 제발하고 말았다. 그렇게 그 언니는 서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너무 늦은 상태라 끝내는 치료를 받지 못하고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났다. 그 언니가 가끔 생각난다.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그 유쾌하게 이야기하며 너무도 즐겁게 이야기 나눴던 그 시간이 난 참 좋았나 보다. 가끔 운전을 하다 햇살이 좋거나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올 때 은숙언니랑 점심 먹으며 깔깔거리던 그때가 생각난다.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꼭 은숙언니를 만나고 싶다. 그 언니와 이야기하는 게 참 좋았다. 은숙언니와 대화하는 게 좋았던 것처럼 나도 나와 대화하면 주위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런 즐거운 대화를 꼭 다시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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