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소설 체리 새우 편안한 대화 비밀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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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스토리

장편 소설 체리 새우 편안한 대화 비밀 글 입니다

by 스토리초록별 2023. 5. 6.

안녕하세요. 황영미 장편소설 체리 새우를 읽게 되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깜깜한 사춘기 시절을 보내고 있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 시절을 보내면서 예민했던 마음과 상처받았 던 마음을 이겨내고 다시 활짝 피어나는 다현이의 용기를 만날 수 있다. 작고 연약한 듯 보이지만 굳건한 사춘기를 보내는 아이들과 조금 더 깊이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체리새우
체리새우

 

 

 

편안한 대화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누구와 같은 반이 되었는지가 너무도 중요한 새 학기의 반편성을 사춘기 아이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다. 다현이도 그랬다. 친한 친구들과 한 반이 되게 기도하며 자기만의 비밀 블로그에 주문까지 적어가며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다행히 친구 두 명과 한 반이 되었다. 이제는 짝궁이다. 그런데 다섯 손가락 다현,아람, 병희,미소,설아(친구방이름)이 선정한 밉상 중 한 명인 노은유와 짝이 되었다. 다현이는 지금의 짝을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다섯 손가락이 싫어 한다면 어쩔 수 없이 친하게 지낼 수 없었고 말을 걸어서도 안되었다. 다현이는 친구가 엄마만큼 중요하다. 학기 초만 되면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자주 생긴다. 다현이의 비공개 블로그 이름은 체리새우인데 남에게 말하지 못하는 자신이 좋아하는 모든 것을 다 말하는 공간이다. 학교 생활을 하면서 깨어 있는 척, 깨끗한 척, 그 기준을 정하고 기 기준에 맞지 않으면 선비질, 진지층 딱지부터 붙이는 아이들의 방식에 반발심이 생길때마다 왠지 방송실 마이크에 대고 크게 소리치고 싶은 때 체리 새우에 글을 남겼다. 다현이는 초등 5학년때 가곡을 듣는다는 이유로 진지층 소리를 들었다. 소풍날에는 은근히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다. 친구 아림이가 싫어한다는 이유로 짝꿍 노은유를 피해야 함은 큰 부담과 함께 엄청 신경쓰이는 일이 되기도 했다. 그러다 국어시간 학교와 마을이 더불어 즐거운 동고동락 사업을 위해 마을 신문을 만들기로 했다는 선생님의 과제가 주어졌다. 그렇게 모둠 수행평가 과제를 노은유와 함께하게 되었다. 아람이가 특히 은유를 싫어하다 보니 모둠과제를 위한 모임에도 거짓말로 빠질 수밖에 없었다. 거짓말 때문에 길을 서성이다. 모둠 친구들을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면서 함께 국어 수행평가를 하게 되었다. 다현이는 어떤 자리에서도 뇌의 필터를 거치지 않고 말이 많았던 적이 없었다. 말 같지 않은 수다에도 은유와 시후, 해강이는 고개를 끄덕여주었던 것이다. 모둠 친구들은 다현이의 말을 잘 들어주었다.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 쓰지 않고 말하는 자신을 보면서 편안함을 느꼈다. 그렇게 그 모둠 친구들과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다현이 집 근처에서 은유를 만나게 되었다. 마을 신문을 위해 사진을 찍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은유를 집으로 초대하여 둘은 조금 더 깊은 대화를 할 수 있었다. 둘은 공통점이 있어서 그런지 왠지 잘 통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은유는 엄마가 다현이는 아빠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섯 손가락 친구들에게는 아직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 였다. 은유를 보면서 어쩐지 짠함을 느낄 때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다섯 손가락친구들은 무엇 때문에 은유를 미워하는지 그 이유가 궁금했다. 한 친구가 미워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씨앗이 퍼져 싹을 틔운다. 그렇게 그 싹은 어마어마한 괴물이 되어 있는 것이다. 다현이는 어렴풋이 느꼈다. 은유가 소름 끼치게 싫어할 정도로 이상한 아이가 아님을 알아가고 있었다. 은유는 다현이와 이야기하면서 말 한마디, 조사 하나까지 이해해 주는 눈빛을 보내었다. 그런 대화를 하다보니 왠지 체리새우에만 남기던 비밀을 모두 털어놓게 되는 것이다. 언제 부턴지 다현이는 다섯 손가락 친구들과 이상하게 엇갈리고 오해가 생겼다. 미소 생일파티에서도 왠지 혼자만 외탄 섬에 있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리액션도 못하는 게스트처럼 음료만 홀짝 거렸다. 친구들은 다현이를 멀리하고 있었다. 다현이는 스트레스로 장염이 왔고 이틀을 결석하게 되었다. 학교에서는 혼자 운동장을 서성이는 자신이 한심해 보일까 왠지 두려웠다. 다현이는 모둠 친구들과 입시와 수행평가, 은유를 조금 더 깊이 알아갈 수 있는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었다. 은유 엄마는 세상 사람 모두가 좋아하는 건 불가능한 것이니 그것에 상처받지 말라는 말을 해주셨다고 한다. 그렇게 그 아이들은 편안한 대화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다음날 다현이는 설아와 크게 다투고 결심했다. 자기를 무시하는 친구들과는 더 이상 친구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다섯 손가락 단톡방을 나왔다. 아침이 되면 배가 아팠다. 지구는 나를 공격하기로 작전하는 것 같았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체리새우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다. 더 이상 자기를 무시하는 친구들 때문에 웅크리며 살고 싶지 않았다. 체리 새우 블로그를 공개로 전화하기로 마음 먹었다.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다. 마음을 다독였다. 다현이는 그렇게 체리새우 껍질을 벗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본 모습을 감추며 갑갑한 껍질속에서 울고 있을 아이들에게 다현이 처럼 자신의 마음 소리에 귀 기울이며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비밀글입니다

사춘기를 보내면서 그때는 알지 못했다.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체리새우를 보면서 나의 사춘기 시절이 떠오른다. 시골학교에 있는 작은 중학교였다. 반은 두 반이었고 두 반 친구들 중 절반은 초등학교에서 육 년을 함께 공부한 친구들이었다. 초등학교를 생각해 보면 친구들과 고무줄놀이를 하며 지냈던 기억이 가장 많이 생각난다. 지금 생각해도 나는 진짜 고무줄을 잘했다. 나는 모든 스포츠를 잘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운동회 때엔 빠지지 않고 선수로 뛸 수 있었다. 시골학교에선 성적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부모님도 공부로 잔소리 한 번을 하지 않으셨다. 그렇게 학교에서 공부하고 집에 오면 부모님 일손 돕기에 바빴다. 또한 형제자매가 많다 보니 집에 오면 항상 놀아줄 친구 같은 가족이 있어서 그런지 친구와 깊이 사귄 적이 없었다는 걸 요즘에서야 알게 되었다. 그땐 동네 친구가 모두 친구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 떨떨하고 순순한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었던 걸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현이가 사소한 것까지 고민하고 말과 행동에 친구들의 마음을 살피는 모습에 왠지 안아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스스로 다현이의 진정한 모습을 찾아갈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아이들이 진정 나 자신을 찾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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